한 어머니가 상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아이가 "엄마는 나를 안 좋아하잖아"라는 말을 반복한다고 하셨어요. 어머니는 맞벌이가 문제라고 판단하셨고, 직장을 그만두셨습니다. 그리고 6개월 동안 매일 "민준아, 엄마가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아이에게 쏟아부으셨죠. 그런데도 아이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근데 엄마는 나 안 사랑하잖아." 아이는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저는 이 사례를 처음 접했을 때, '사랑이 충분한데 왜 아이가 변하지 않는 걸까'라는 물음부터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답이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정 욕구 —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아이와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가 반복적으로 하는 말들을 기록해 봤습니다. "선생님, 저 이거 잘했어요? 지금 몇 등이..
아들을 키우다 보면 종종 '이 아이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놀이 하나를 해도 반드시 이겨야 직성이 풀리고, 장난감 하나를 들면 어느새 무기가 되어 있고, 그림 한 장 그리다가 울음이 터집니다. 문제는 그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도 "우리 아이는 승부욕이 너무 강해서 문제예요"라고 호소하는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검토 결과, 상당수는 승부욕이 과한 것이 아니라 감정 조절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상태, 즉 정서 조절 미숙(emotional dysregulation)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아들 교육에서 자주 방향을 잘못 잡는 세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좀 더 정확한 시선을 가져가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
교직에 몸담으면서 수십 명의 아이들을 지도해 왔지만, 정작 제 아이 앞에서는 늘 막막했습니다. '남의 아이는 이렇게 이끌 수 있는데, 왜 내 아이는 이렇게 어렵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아이는 자유를 달라고 했습니다. 공부도, 책도, 심지어 저와 함께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단순한 반항이라고 넘기기엔 너무 일관된 거부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성적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접근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마음 움직이기 — 의지가 없는 아이를 가르치는 방법은 없습니다학습 동기 이론(Learning Motivation Theory)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명제가 있습니다. 바로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외부 강제는 행동..
놀이터에서 아이가 친구 물건을 빼앗았습니다. 옆에 있던 엄마는 "하지 말라고 했지"라고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아이는 그 말을 흘려들었습니다. 상대 아이가 울기 시작했고, 그 아이의 엄마가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엄마는 지금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갈까' 싶었습니다. 가정에서는 분명히 가르쳤을 겁니다. 매일 같이 말해 줬을 겁니다. 그런데 왜 밖에서는 안 되는 걸까요.다섯 남매 중 유독 넷째가 말썽이었습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충동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형제자매들은 부모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넷째를 멀리했습니다. 넷째가 부모에게 고자질해도, 나머지 셋이 입을 맞춰 반박하니 그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부모는 '이제 와서 어떻게 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오랫동안 아이의 지능 점수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믿었습니다. IQ가 높으면 잘 자랄 것이고, 낮으면 뭔가 손을 써야 한다는 단순한 공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능보다 중요한 게 따로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검토 결과, 그 말은 맞았습니다. 사회성이 지능을 끌어올리기도, 끌어내리기도 합니다일반적으로 사회성(social competence)이란 주변에 친구가 많고 적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훨씬 넓습니다. 여기서 사회성이란 자신의 감정을 조율하고, 타인의 맥락을 읽으며, 규칙 기반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종합적 능력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훈육을 꾸준히 해왔는데도 아이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부모가 상당수입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데 왜 쌓이지 않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검토 결과, 문제는 훈육의 빈도나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기질적 특성을 파악하지 않은 채 일방향적 훈육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오래 곁에서 지켜봤다고 해서 그 기질을 정확히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담 현장에서도 자녀를 수년간 키워온 부모가 아이의 핵심 어려움을 놓치고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합니다. 기질 파악 없이 훈육은 쌓이지 않는다아동발달 분야에서 기질(temperament)이란 개인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반응 양식과 정서 조절 성향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기질이란 환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