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한동안 '엄마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왜 못 느끼는 거지?'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습니다. 상담 공부를 하면서 아이 문제를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그즈음 상담을 요청해 온 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아들의 게임 과몰입 문제로 남편과 크게 다투고, 배운 대로 I-message를 써봤는데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눈물을 훔치며 저녁밥을 짓다가 남편의 한마디에 폭발하고 말았다는 그 이야기. '나도 저랬던 적이 있는데…' 싶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아이의 게임 문제 앞에서 어디서부터 잘못 짚고 있는 걸까요? 감정호소가 통하지 않는 이유, 알고 계셨나요?그 어머니는 정말 최선을 다하셨어요. 눈물을 보이며 "제발 조금만 줄여줄 수 없겠니"..
혹시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으신가요? 아이가 친구를 때리고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은 날, 단단히 혼을 냈습니다. 다음 날도 같은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엄격하게 대해도, 달래도, 규칙을 정해도 행동이 바뀌지 않는 상황. 저도 유치원 현장에서 정확히 그 벽 앞에 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 문제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 아래에 있는 마음이었습니다. 행동 이면 — 공격성은 어디에서 출발하는가아동의 공격적 행동을 마주할 때, 많은 양육자와 교육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왜 통제가 안 되는가"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출발점이 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외현적 행동(overt behavior)만을 다루지만, 아동 임상 현장에서..
게임 중독 청소년의 75% 이상이 부모와의 갈등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 숫자 안에 제 아이가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공감 없는 통제가 만드는 역효과중독 관련 임상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전문가로서, 저는 중독의 그림자조차 경계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여기서 '중독(addiction)'이란 특정 행동이나 물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탐닉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런 저에게 아이가 게임을 하고, 심지어 게임 내 결제인 '현질'을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는 사실은 거의 패닉 상태를 유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이성적으로 말하려 애썼지만, 아이와 아이 엄마가 더 놀란 건 저 때..
어린 시절 남동생이 엄마한테 야단을 맞으면서도 꼭 한 번씩 더 하는 모습을 보며 '저 아이는 왜 저러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물웅덩이를 골라 밟고, 재봉틀을 분해했다가 조립 못 한 부품을 몰래 숨겨 두고. 그 당시엔 그저 말썽꾸러기로만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동 발달 전문가의 강연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남자아이의 행동에는 엄마를 열받게 하려는 의도보다 훨씬 더 구조적인 심리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행동범위 측정 — 말을 안 듣는 아이의 진짜 심리아들 키우는 어머니 1,4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가장 많이 꼽힌 어려움은 단연 "한 번 말해서 말을 안 들어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 안 듣기'를 세밀하게 분석하면..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부모가 아이를 가장 망치는 경우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지나친 사랑, 지나친 밀착, 지나친 개입이 결과적으로 자립을 방해하는 역설은 실제 상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아들을 키우는 많은 부모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언제 놔줘야 하는가"를 두고 끊임없이 혼란을 겪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딜레마를 세 가지 축, 즉 부모 간 교육관 정립, 사춘기 자녀와의 거리두기, 미디어 통제와 자율성 부여를 중심으로 검토합니다. 거리두기 — 많이 사랑할수록 더 위험한 이유위기상담 현장에서 오랜 기간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가장 비극적인 사례 중 하나는 온가족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 간주한 인식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거짓말이 뭔지 아십니까?" 정답은 '저는 거짓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라고 합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이 아찔해졌습니다. 저도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단호하게 혼을 냈던 부모 중 하나였으니까요. 게으름이나 실수는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거짓말만큼은 절대 봐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인성의 문제야.' 그렇게 선을 그어버렸습니다.그런데 한 아동심리 전문가의 실제 상담 사례를 접하고 나서, 저는 제가 아이의 거짓말을 얼마나 단편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그 사례를 바탕으로, 아이의 거짓말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를 전문적인 시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유대 욕구가 만들어내는 거짓말의 구조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