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10명 중 상당수가 자녀의 부족한 점을 먼저 떠올린다는 상담 현장의 관찰 결과가 있습니다. 이 수치 하나가 모자(母子) 관계 갈등의 출발점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다 잘되라고 하는 건데 왜 아이는 멀어질까'라는 질문, 오늘 그 구조를 짚어보겠습니다.어머니 입장에서는 분명 아이를 위한 말이었는데, 아들은 그 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신합니다. 이 간극은 의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지 구조의 차이이자 대화 방식의 문제입니다. 아들과 유독 사이가 좋은 어머니들에게는 공통된 언어 습관과 행동 패턴이 존재합니다. 세 가지 관점에서 비교하고 검토해 보겠습니다. 감점제 vs 가점제 — 평가 방식이 관계를 결정한다아동 발달 심리학에서 '강화(reinforcement)'는 행동의 빈도를 높이는 ..
오래전 기억 하나가 지금도 선명합니다. 두 가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 한 가정의 딸아이는 오빠를 따라 바깥을 누비며 또래를 이끌고 다녔고, 다른 가정의 아들은 종일 방 안에서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기질이 원래 저런 걸까, 아니면 엄마가 너무 막은 걸까.' 그 생각이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아들 육아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원래 남자애들은 저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 '원래'가 타고난 기질인지, 아니면 양육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한 번쯤 진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들 육아가 엄마 수명에 미치는 영향, 연구가 말하는 것실제 사례를 보면, 아들 둘을 키우는 한 어머니가 "딸 가진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피로감의 종류가 다르다"라고 표현한 적이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한동안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시키는 것을 잘 따르고 스스로 해냈는데, 둘째는 매 순간이 전쟁이었어요.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고, 아무 곳에서나 돌출 행동을 했습니다. 타이르고, 훈계하고, 제재를 가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결국 지쳐서 무기력해졌고, 외부와 점점 단절하며 아이와 맞서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그러다 전문가로부터 충동조절장애 진단을 듣고 나서야, '이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걸 처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충동조절이 어려운 아이, 어떤 배경이 있는가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ODD(적대적 반항장애)를 동반 진단받은 아이들의 행동은 흔히 '버릇없음'이나 '의도적 반항'..
처음 그 아이를 만났을 때, 저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는 긴 소매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한여름이었는데도요. 아이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고, 제가 건네는 말에는 짧게만 답했습니다. '이 아이, 얼마나 오래 혼자였을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만날 때마다 저는 비슷한 감각을 경험합니다. 아득하고 먹먹한 그 느낌. 폭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무게감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단어 뒤에 붙어 있는 긴 시간, 혼자 버텨온 날들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가 남기는 것 — 사건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유학교폭력 피해 이후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반응은 단순한 '기분 나쁨'의 수준이 아닙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자꾸 튕겨 나온다면,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말을 더 잘 가르쳐야 하나, 아니면 그냥 기다려야 하나.' 그런데 사실 그 둘 다 아닐 수 있습니다. 또래 관계에서 계속 밀려나는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건 말 교육도 기다림도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경험 설계'라는 걸 알게 된 건 꽤 나중 일이었어요. 제가 이 문제를 직접 마주했을 때, 답은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성공경험이 자존감의 실제 재료입니다저희 둘째 아이는 또래보다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 입장에서 긴 유치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고, 아이 역시 유치원을 떠나고 싶어 했으니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학교에 들어가 보니, 1년이라는 나이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
"우리 아이가 동생이 생기고 나서 변했어요." 많은 부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이는 정말 '변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부터 그랬던 걸 이제야 우리가 보게 된 걸까요? 이 질문 하나가 아이를 이해하는 출발점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 키우기가 이렇게까지 힘들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웃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이 정도면 다자녀도 괜찮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둘째를 맞이하기 전까지는요.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기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모도 아이도 함께 지쳐간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습니다. 기질은 외부 요인이 아닌 타고난 속성입니다아동심리 분야에서 기질(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