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불이 없는 시골집이었습니다. 카바이트 랜턴 하나가 방 안을 겨우 밝히던 시절, 그 희미한 불빛 아래 어머니께서는 책을 읽으셨습니다. 밥 때를 훌쩍 넘기는 날도 있었고, 집안일을 까맣게 잊으시는 날도 있었습니다. "읽어라"는 말씀은 단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저와 형제들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책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동화책을 읽었고, 위인전을 읽었고, 중학생용 학생백과까지 읽어 버렸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가 저를 만들었고, 이제 저는 그 문화를 다시 아이들에게 흐르게 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독서 문화가 아이의 문해력을 결정합니다교육학에서는 아동의 읽기 발달을 크게 '독서 준비기'와 '독서 독립기'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독서 준비기란, 아이..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한 아이가 가장 위험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부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검토 결과, 이 명제는 현 시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갖습니다. 저 역시 한때 모범생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수능을 향해 달려가던 그 시절, 정작 '왜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한 번도 스스로 던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니 더 솔직히는 그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던 날, 기쁨보다 공허함이 먼저 찾아왔던 이유를 저는 한참 후에야 이해했습니다. AI 시대에 통하지 않는 성공전략, 지금 바꿔야 합니다실제 사례를 보면, 대입 준비에 12년을 쏟아부은 학생이 수능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
퇴근 후 현관문을 열었을 때의 그 광경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밀가루가 공중에 떠 있고, 기름이 바닥을 적셔 한 발 내딛는 순간 미끄러질 뻔했습니다. 아이들 옷은 흰 떡칠 상태였고, 주방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그날따라 아내도 야근이었고, 저도 몸이 천근만근인 상태였습니다.그런데 아이들이 수줍게 내민 접시 위에는 두툼하고 제멋대로 찢어진 부침개 몇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소리 지를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억지로 참은 게 아니라, 지침 덕분에 그냥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잠시 멈추자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진심이, 엄마 아빠를 향한 사랑이. 절대지지가 필요한 배경: 아이의 글쓰기 회피는 게으름이 아닙니다아이가 숙제를 미루..
오늘도 아내에게 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이들 야단칠 때 따끔하게 확실히 해야지, 왜 이렇게 빨리 풀어지고 웃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혼내다 보면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올라옵니다. 그 미소 하나가 훈육의 흐름을 끊어 버린다는 걸 알면서도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반대로 어느 날은 아내가 조심스럽게 묻더라고요. "밖에서 언짢은 일 있었어?" 아니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겁먹었어"라고 했습니다. 제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던 겁니다. 돌아보면 거의 대부분 제 문제였습니다. 해결되지 못한 오래된 감정, 혹은 저만의 특정 감정 버튼이 눌렸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었습니다. 부모가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그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웁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요. 혹시 "일찍부터 꾸준히 시킨 아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그 전제부터 한 번 흔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6년간 고등학생을 지도한 현장 데이터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켜서 최고가 된 사례보다, 어느 순간 스스로 각성하여 역전한 사례가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실제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은 무엇인지, 데이터와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메타인지 격차가 학업 성취를 가른다OECD가 8개 회원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수학 교과과정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개념을 문항에 포함시켜 "이 개념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남학생들만이 일관되게 "안다"라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말 한마디가 뭘 그렇게 바꾸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쓴다는 게 어색하고 과하다고 느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가정이 많은 지역에 살면서, 아이들과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단순히 예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됐습니다. 집으로 초대한 아이들이 "어른이 왜 우리한테 이렇게 말해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던 그 장면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 순간이 저에게는 꽤 오래 남은 비교 지점이 됐어요. 권위형성: 아이가 엄마를 무시하는 진짜 이유아이가 엄마에게만 유독 함부로 대하는 상황을 접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훈육 방식에서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례를 검토해 보면, 문제의 핵심은 훈육의 강도가 아니라 ..